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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랜드인 줄 알았는데 사실 외국 기업이었다

🧪 짠테크 인사이트

by 짠테크연구소 2026. 4. 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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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공차에서 밀크티 한 잔 마셨다.

한국 거리에서 흔하게 보이는 브랜드라 당연히 한국 기업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아니다. 지금 공차의 주인은 미국계 사모펀드다.

더 재밌는 건 그 과정이다. 대만에서 시작해 한국 주부가 들여왔고, 한국이 대만 본사를 역으로 삼켜버렸다가, 결국 미국 자본에 팔렸다.

브랜드 하나에 이렇게 많은 드라마가 있다.

오늘은 우리가 매일 쓰고 마시고 입는 브랜드들의 뒤를 뒤집어본다.

① 공차 — 대만에서 태어나 한국이 키우고 미국에 팔렸다

 

 

 

공차의 시작은 2006년 대만 가오슝이다. '황실에 바치는 차'라는 뜻의 이름처럼 프리미엄 밀크티 브랜드로 출발했다.

한국에 들어온 건 2012년이다. 주인공이 흥미롭다. 영국인 남편을 따라 싱가포르에서 평범한 주부로 살던 김여진 씨가 싱가포르에서 공차를 처음 마셨다. 집에 담보 대출을 잡고 대만 본사를 직접 찾아가 한국 판권을 따냈다.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던 자리를 30살 주부가 차지한 것이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2012년 홍대 앞 첫 매장이 2년 만에 240개로 늘었다.

여기서부터 국적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2014년 한국 사모펀드(UCK파트너스)가 공차코리아 지분을 인수했다. 그리고 2017년 반전이 일어난다. 공차코리아가 대만 본사 지분 70%를 역으로 사버렸다. 지사가 본사를 삼킨 것이다. 이때 공차는 공식적으로 한국 기업이 됐다.

근데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2019년 UCK파트너스가 보유 지분 전량을 미국계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에 3500억 원에 팔았다. 초기 투자금의 5배가 넘는 수익이었다. 지금 공차의 주인은 미국계 자본이고 본사는 영국에 있다.

대만 → 한국 → 미국. 지금 공차 매장에서 밀크티를 마실 때 우리 돈은 결국 미국 사모펀드 수익으로 들어간다.

 

② 필라(FILA) — 이탈리아 명품이 한국에 역인수된 이야기

필라는 1911년 이탈리아 알프스 산자락 비엘라에서 시작한 스포츠 브랜드다. 테니스와 스키 의류로 유럽 귀족들이 즐기던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한국에 들어온 건 1990년대다. 윤윤수 회장이 한국 지사인 휠라코리아를 설립했고 처음엔 그냥 이탈리아 본사의 한국 지점이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 이탈리아 본사가 경영난에 빠졌다.

2007년 윤윤수 회장이 이탈리아 본사를 통째로 인수해버렸다. 지사가 본사를 먹은 것이다. 회사 이름도 휠라홀딩스로 바꾸고 한국이 세계 본사가 됐다.

2011년에는 더 나아갔다. 골프공 시장 세계 1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로 유명한 아쿠쉬네트를 무려 12억 3,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인수했다. 한국 회사가 골프 황제 브랜드의 주인이 된 것이다.

지금 필라는 완전한 한국 기업이다.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한국이 본사고 한국인 경영진이 이끈다. 필라를 이탈리아 명품이라 생각하고 샀다면 실은 한국 기업 제품을 산 것이다.

 

③ 컴포즈커피 — 한국 토종이 필리핀 기업에 4,700억에 팔렸다

이건 반대 방향이다.

컴포즈커피는 2014년 부산에서 시작한 완전한 한국 토종 브랜드다. 저가 커피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 전국 2,6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됐다.

BTS 멤버 뷔를 모델로 쓰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더 폭발했다. 2023년 매출 888억 원, 영업이익 367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0%를 넘는 믿기 어려운 숫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2024년 창업주 양재석 회장이 지분 전량을 약 4,700억 원에 팔았다.

산 회사가 놀랍다. 필리핀 최대 F&B(식음료) 기업 졸리비푸즈다. 우리나라로 치면 롯데리아 같은 국민 패스트푸드 브랜드다. 졸리비는 이미 커피빈도 갖고 있고, 베트남 하이랜드커피도 보유하고 있다.

장부 가치 332억짜리 회사를 4,700억에 팔았으니 약 14배다. 창업주 입장에선 대박이었다.

지금 노란 꿀벌 로고의 컴포즈커피는 필리핀 기업 소유다.

 

④ 커피빈 —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이 샀다가 필리핀에 넘긴 브랜드

커피빈앤티리프는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스타벅스보다 긴 역사를 가진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다.

2013년 한국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경영권 지분 75%를 인수했다. 한국 자본이 미국 커피 브랜드를 산 것이다.

그런데 2019년 같은 졸리비에 다시 팔렸다.

커피빈 → 미국 태생 → 한국이 인수 → 필리핀에 매각.

지금 한국에 235개 매장이 있는 커피빈은 필리핀 기업이 운영한다. 그리고 그 필리핀 기업이 컴포즈커피도 갖고 있다.

 

⑤ 이게 우리 생활이랑 무슨 상관인가

재밌게 읽었다면 짠테크적으로도 읽어보자.

브랜드의 국적이 바뀐다는 건 돈의 흐름이 바뀐다는 뜻이다. 우리가 커피 한 잔 값을 낼 때 그 돈이 어디로 가는지가 달라진다.

그리고 기업 인수합병(M&A) 관점에서 이 사례들은 흥미로운 패턴을 보여준다.

공차는 한국 사모펀드가 사서 키운 다음 5배 넘게 남기고 팔았다. 필라는 한국이 본사를 사서 세계 브랜드를 키웠다. 컴포즈는 한국에서 탄탄하게 성장한 뒤 14배 프리미엄을 받고 팔렸다.

 

브랜드의 진짜 가치는 간판이 아니라 수익 구조와 성장성이다. 국적보다 수익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쓰는 브랜드들도 알고 보면 이렇게 주인이 바뀌고 돈의 흐름이 달라진다.

짠테크는 소비 습관에서도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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