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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손해 보는 두 가지 방식 — 꿀 없는 꽃에는 벌이 오지 않는다 2편

🧪 짠테크 인사이트

by 짠테크연구소 2026. 4. 1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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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한 가지를 짚었다.

기업 이름을 아는 것과 기업이 주주를 대하는 방식을 아는 건 다르다.

2편에서는 그 차이가 실제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두 사례로 본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둘 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둘 다 최근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방식은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비용을 치른 건 소액주주였다.

 

① LG화학 — 알짜를 빼가는 방식

 

 

LG화학은 한때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으로 주목받았다. 2021년 주가는 100만원을 넘겼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가격이었다.

2020년 9월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를 떼어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분리 방식은 물적분할이었다.

물적분할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가 LG화학 주식 100주를 갖고 있다고 하자. 인적분할이었다면 에너지솔루션 주식도 일정 비율로 직접 받는다. 물적분할은 다르다. LG화학이 에너지솔루션 지분 100%를 갖는다. 나는 LG화학을 통해 에너지솔루션에 간접으로 노출될 뿐이다.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됐다. 공모가 30만원. 시가총액 7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 IPO였다. 기관투자자들은 LG화학을 팔고 에너지솔루션으로 갈아탔다. LG화학은 배터리라는 핵심 성장 동력을 잃은 채 석유화학과 전지소재를 들고 남겨졌다.

결과는 숫자가 말한다.

LG화학 주가는 2021년 고점 100만원에서 2025년 18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약 82% 폭락이다. 5년을 들고 있으면 원금의 5분의 1만 남는 셈이다.

코스피가 상승장을 달릴 때도 LG화학은 미동이 없었다. 배터리 가치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건 저성장 사업부뿐이었다.

물적분할 결정 때 주주 의견을 구했는가. 이사회가 단독으로 결정했다. 반발이 터진 뒤에야 주주 달래기용 설명회가 열렸다.

 

② 한화솔루션 — 빚을 주주에게 떠넘기는 방식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한화그룹 계열사다.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태양광 공장을 짓고 미국 IRA 보조금을 노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부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2021년 순차입금 대비 EBITDA 비율이 3배였다. 2025년엔 29배로 악화됐다.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신용등급은 AA-에 부정적 전망. 상반기 중 A+로 강등될 위기였다.

등급이 한 단계 내려가면 조달금리가 폭등하고 기존 차입 조건도 달라진다. 회사 입장에선 신용등급 사수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2026년 3월 24일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소집공고에 유상증자 관련 내용은 한 줄도 없었다. '발행예정주식 총수 3억주 → 5억주 변경'만 의안으로 올렸다.

이틀 뒤인 3월 26일 장이 열린 채 공시가 떴다. 2조 3,976억원 규모 유상증자. 기존 주식의 42%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주가는 공시 당일 18% 급락했다. 이틀째에도 7% 추가 하락했다.

주관사 실사는 3월 16일에 끝났다. 주총 8일 전이었다. 시나리오는 이미 짜여 있었는데 주주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조달 자금 2.4조원 중 62%인 1.5조원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됐다. 경영 과정에서 쌓인 빚을 갚는 데 주주 돈을 쓴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증자 자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써도 순차입금 대비 EBITDA가 23배에 머문다고 분석했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근본 해결이 어렵다는 뜻이다.

주주들이 분노한 지점이 여기다. 경영 실패로 쌓인 부채를 주주에게 전가하면서 사전 소통은 없었다.

 

③ 두 사건의 공통점

방식은 달랐다.

LG화학은 알짜 사업을 빼내 기관에게 팔았다. 한화솔루션은 주식을 새로 발행해 주주에게서 돈을 걷었다.

근데 공통점이 있다.

결정은 이사회가 했다. 주주는 사후에 통보받았다. 반발이 나오면 CFO가 설명회를 열고 달랬다. 그 사이 주가는 이미 떨어졌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비용을 치른 건 소액주주였다.

LG화학 주주는 5년간 주가 82% 하락을 견뎠다. 한화솔루션 주주는 공시 하루 만에 18% 손실을 입었다.

 

④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LG화학의 물적분할은 배터리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었다. 당시 수십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적분할로는 자금을 끌어오기 어려웠다.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도 신용등급 강등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자산 매각, 영구채 발행 등 가능한 자구책을 먼저 시행한 뒤 마지막 수단으로 증자를 택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기업 경영 관점에서 두 결정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다.

문제는 그 논리의 비용을 누가 치르느냐다.

의사결정의 수혜는 대주주와 경영진이 가져가고, 비용은 소액주주가 부담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게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치투자가 작동하기 어려운 이유다.

기업이 가치를 만들어도 그 가치가 주주에게 공정하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주 부담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다.

꽃이 꿀을 만들어도 벌통에 쌓이지 않고 어디로 사라진다면, 벌은 그 꽃 주변에 머물지 않는다.

 

3편에서는 이 구조가 코스피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외부에서 변화를 강제하는 압박들이 무엇인지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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