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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은 왜 해외 주식으로 가는가 — 꿀 없는 꽃에는 벌이 오지 않는다 4편 (마지막)

🧪 짠테크 인사이트

by 짠테크연구소 2026. 4. 1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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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왜 주식을 알아갈수록 국내에서 해외로 방향을 트는 사람이 많아지는가.

1편에서 입문자가 빠지는 함정을 봤다. 2편에서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이 주주에게 손해를 전가한 방식을 봤다. 3편에서 코스피가 힘없이 널뛰는 구조적 이유를 봤다.

4편은 그 모든 것을 감안해서 개인 투자자가 지금 어떤 판단을 해야 하는지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가지를 더 짚는다. 이 상황이 반드시 이래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을.

 

① 가치투자가 작동하려면

가치투자는 단순하다. 기업의 내재 가치보다 싸게 사서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때 판다.

이게 작동하려면 전제가 있다. 기업이 가치를 만들어내면 그 가치가 결국 주주에게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배당으로 돌아오거나, 자사주 소각으로 주당 가치를 높이거나, 주가에 반영되거나.

미국 시장에서 이 전제는 대체로 작동한다. S&P500 기업들은 번 돈의 90%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준다. 버핏이 60년 이상 같은 방식으로 복리를 쌓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 시장에서 이 전제는 자주 깨진다. 기업이 가치를 만들어도 그게 소액주주에게 공정하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LG화학처럼 핵심 사업이 분리될 수도 있고, 한화솔루션처럼 기습 유상증자로 지분이 희석될 수도 있다.

그래서 주식을 공부한 사람일수록 국내보다 미국 시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건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의 문제다.

 

② 그렇다고 국내 주식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가

아니다.

국내에도 주주를 잘 대우하는 기업이 있다. 배당을 꾸준히 늘리는 기업, 자사주를 정기적으로 소각하는 기업, 주총에서 소액주주와 소통하는 기업.

중요한 건 선별 기준이다. 이름을 아느냐가 아니라 주주를 어떻게 대하느냐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

 

 

실전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배당성향이 최근 3년 이상 꾸준히 20% 이상인가. 자사주를 매입할 때 소각까지 하는가, 아니면 쌓아두는가. 물적분할이나 대규모 유상증자 이력이 있는가. 주요 결정 전 주주에게 충분히 알리는가. 오너 일가의 이해관계가 소액주주와 방향이 같은가. 최근 3년 부채 추이가 악화 중인가.

이 체크리스트를 보고 답이 긍정적인 기업이라면 국내 주식도 가치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름이 유명한 대기업이라도 이 기준을 통과 못 하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③ 분산의 이유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ETF를 택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종목 선택의 부담을 없애준다.

S&P500 ETF를 사는 건 미국 상위 500개 기업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떤 기업이 망해도 전체 지수는 버틴다. 잘하는 기업이 알아서 비중이 커지고, 못 하는 기업은 비중이 줄어든다.

개별 기업의 지배구조를 하나하나 분석할 능력이나 시간이 없는 사람에게 이건 합리적인 선택이다.

국내 주식으로 이런 방식을 구현하려면 코스피200 ETF가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코스피 전체의 주주환원 구조가 미국보다 낮다는 건 감안해야 한다.

 

④ 한국 주식시장에 더 할 말이 있다

이 시리즈 내내 한국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답답한 부분이 있다.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조선, 바이오, 방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은 있다. 실력은 있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유를 들여다보면 결국 주주를 대하는 방식의 문제다.

한국 자본시장에는 성숙한 분야가 있고 아직 발전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 금융 인프라, 거래 시스템, 정보 공시 수준은 상당히 높다. 반면 기업과 주주의 관계, 지배구조의 투명성, 주주환원 문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어떤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한국이 왜 기업과 주주의 관계에서만큼은 이 수준에 머물러야 하는가.

주식회사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주식회사는 여러 사람의 자본을 모아 사업을 운영하는 구조다. 그 자본을 댄 사람이 주주다. 기업이 성장하면 그 과실을 주주와 나누는 것이 주식회사의 기본 원리다.

지금 일부 한국 대기업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 기본 원리에서 벗어나 있다. 필요할 때는 주주에게서 자금을 걷고, 잘 될 때는 오너 중심으로 이익을 배분한다. 그러다 주주가 반발하면 사후 설명회를 열어 달랜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기업이 주주와 함께 성장한다는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면 어떻게 되는지 일본이 10년 만에 보여줬다. 닛케이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외국인 자금이 몰렸다.

꿀을 만드는 꽃에는 벌이 온다.

한국 기업들이 진짜 꿀을 만들기 시작할 때, 그때가 코스피에 진짜 힘이 생기는 시점이다. 그 방향으로 가는 압박이 행동주의 펀드, 상법 개정, 주총 긴장감의 형태로 이미 시작됐다.

개인 투자자로서 할 수 있는 건 그 변화를 지켜보면서 포지션을 잡는 것이다. 지금 당장 국내 주식을 전부 팔고 미국으로 갈 필요도 없고, 아무 생각 없이 국내 대형주를 사도 될 이유도 없다.

 

구조를 알고, 기업을 골라서, 분산해서 들어가는 것. 그게 짠테크 투자의 기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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