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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말하는 미래 — 일 안 해도 돈 받는 시대 올까 — 역사는 반복된다 3부 추가

🧪 짠테크 인사이트

by 짠테크연구소 2026. 4. 2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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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본편에서 엘리자베스 구빈법을 이야기했다. 국가가 처음으로 "빈민을 돕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선언한 1601년의 그 법.

그런데 지금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테슬라 CEO이자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다. 그의 버전은 조금 더 급진적이다.

 

① 머스크가 실제로 한 말

2024년 5월, 파리에서 열린 Viva Technology 컨퍼런스. 머스크는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아마도 우리 중 누구도 일자리를 갖지 않을 것이다. 유니버설 하이 인컴이 올 것이다 — 유니버설 베이직 인컴이 아니라, 유니버설 하이 인컴이. 재화나 서비스의 부족은 없을 것이다." (In a benign scenario, probably none of us will have a job. There will be universal high income – and not universal basic income – universal high income. There'll be no shortage of goods or services.)

UBI(Universal Basic Income, 기본소득)는 들어봤을 것이다.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는 수준의 돈을 모두에게 준다는 개념이다. 머스크는 그보다 한 단계 위를 이야기한다. UHI, 유니버설 하이 인컴. 기본이 아니라 풍요로운 수준의 소득이다.

그는 더 나아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직업이든 선택적인 것이 될 것이다. 일을 취미처럼 하고 싶다면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AI와 로봇이 원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것이다."

왜 물가는 내려가는가. 그의 논리는 이렇다. AI가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면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비용이 내려간다. 돈이 산소처럼 풍부해진다. 굳이 저축할 필요도 없어진다.

멋진 이야기다. 그런데 이 말을 누가, 어디서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② 이 말의 진짜 의미

머스크는 세계 1위 부자다. AI와 로봇을 가장 많이 소유한 사람들 중 하나다. 테슬라, xAI, 스페이스X, 옵티머스 로봇.

그가 AI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할 때, 그 AI와 로봇을 소유하는 건 누구인가. 그 생산의 이익이 흘러들어가는 곳은 어디인가.

머스크가 틀린 게 아닐 수 있다. AI가 정말 생산성을 극적으로 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익의 분배 문제에 대해 그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정부가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재원은 어디서 오는가. AI로 돈을 번 기업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인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400년 전 인클로저 운동을 주도한 지주들도 비슷한 논리를 썼다. "목축업이 발전하면 모두가 풍요로워진다." 그리고 실제로 영국 경제는 성장했다. 그러나 공유지를 빼앗긴 농민들은 굶었다. 풍요는 불평등하게 분배됐다.

머스크의 말이 낙관적으로 실현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 "a lot of trauma and disruption along the way(그 과정에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있을 것)"라는 그의 말도 기억해야 한다. 그 고통은 누가 짊어지는가.

 

③ 구빈법과의 연결고리

 

 

 

1601년 엘리자베스 구빈법과 2024년 머스크의 UHI 발언, 표면적으로는 전혀 달라 보인다. 그런데 구조를 뜯어보면 같은 질문에 대한 다른 답이다.

질문: 기술이나 경제 변화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구빈법의 답: 국가가 세금을 걷어 지원한다. 단, 일할 수 있으면 강제 노역이다. 조건이 붙는다.

머스크의 답: AI가 생산해서 풍요로운 사회가 된다. 모두에게 높은 소득을 준다. 조건은 없다.

그런데 구빈법의 역사를 봤을 때 이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가. 처음에는 그럴듯한 명분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빈민을 돕기보다 통제하는 쪽으로 흘렀다. 1834년 신 구빈법은 오히려 지원을 더 가혹하게 만들었다.

지배층이 안전망을 만드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진짜 인도주의. 다른 하나는 사회 폭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 역사적으로 두 번째가 더 강한 동기였다.

머스크의 UHI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AI 혁명이 가져올 대량 실업에 대한 두려움이 사회 폭발로 이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걱정 마세요, 다 잘될 겁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 가장 많은 것을 가진 자가 가장 낙관적인 이야기를 한다.

 

④ 한국 정부는 지금 뭘 하고 있나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시작됐다. 다만 훨씬 조심스럽고 현실적인 수준에서다.

2026년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현재 취업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70만 명에 달한다. 정부는 이들을 위해 '청년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를 10개소 설치해 고립된 청년들이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직촉진수당도 월 5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올랐다. 구직 활동을 조건으로 최대 6개월 지급한다.

경기도에서는 24세 청년에게 조건 없이 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이 시행 중이다. 2026년 3월에는 이를 'AI기초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AI로 인한 일자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이다.

이건 머스크의 UHI와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이다. 다만 규모와 철학이 다르다. 머스크는 AI가 모든 걸 해결해줄 것이라는 낙관적 시나리오를 그린다. 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70만 명이 쉬고 있다는 현실에 대응하는 것이다.

 

⑤ 낙관론의 위험

머스크의 논리에는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모두가 풍요로워진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산업혁명 때도 같은 말이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맞았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고, 생활 수준이 올라갔다. 그러나 그 "장기"가 오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고, 그 사이에 러다이트들이 교수대에 올랐고, 아이들이 공장에서 16시간을 일했다.

머스크도 이것을 안다. 그래서 "그 과정에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고통의 기간을 얼마나 짧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뒤처지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그것이 핵심이다.

400년 전 엘리자베스 여왕도 그 질문에 답해야 했다. 구빈법이 완벽하지 않았다. 그러나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지금도 같다. 머스크의 UHI가 현실이 되든 아니든, 그 전환의 과정에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망이 필요하다. 그 안전망이 구빈법처럼 진짜 사람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폭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인지는 결국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도에 달려 있다.

 

4부에서는 그 의도를 흐리는 가장 오래된 전략을 본다. 분열과 정복. 우리가 싸워야 할 때 우리끼리 싸우게 만드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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